[가정의 달을 맞아] 배필을 만나 서로 사랑하고, 결혼을 하라

등록날짜 [ 2016-05-10 14:49:36 ]

결혼 포기하는 젊은이 갈수록 늘어나 ‘심각’ 단계
인간에게만 허락하신 사랑의 감정 소멸치 말아야

“사람의 독처하는 것이 좋지 못하니 내가 그를 위하여 돕는 배필을 지으리라”(창2:18).

성경은 남녀가 때가 되면 합하여 가정을 이루는 것이 하나님의 뜻이자 축복이라고 여러 곳에서 말씀한다. 하나님은 친히 아담의 배필을 만들어 짝을 지워 주셨으며 예수가 처음 이적을 베푸신 곳도 가나 혼인잔칫집이었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남녀의 결혼은 신성하고 경사스러운 일로 여겨졌으며, 미혼의 처녀총각이 많으면 근심했다.

조선시대 고을 수령의 주된 임무 중 하나는 자기가 다스리는 지역의 미혼자를 구제하고 결혼시키는 일이었다. 결혼이 사적인 것을 넘어 노동력의 재생산과 나라의 자원 증대에 중요한 국가적 과제였기 때문이다. 그런데 언제부터 우리나라는 경제난이 가중되고 청년실업이 증가하면서 삼포, 사포, 오포 세대라는 말이 유행하고 있다. 삼포는 연애, 결혼, 출산을 포기하는 세대이며, 여기에 인간관계를 더하면 사포, 내 집 마련을 포기하면 오포가 된다.

다음소프트가 2011년부터 2016년 현재까지 각종 SNS 자료를 분석했더니 ‘비혼’에 대한 언급이 5년 새 700%나 늘었다고 한다. 미혼이 아직 결혼을 하지 않은 상태로 결혼을 포기하지 않은 사람을 지칭한다면 비혼은 결혼에 대해 부정적인 상태를 말한다.

결혼 포기는 인구감소로 이어지고, 저출산 상태가 지속되면 대한민국이 아예 사라질 수도 있다. 결혼과 출산율 증대를 위해 국가 차원에서 전향적, 종합적인 대책이 절대적으로 요구된다. 하지만 사랑과 결혼에 대한 개인들의 긍정적 가치관이나 의지도 중요하다. 

사랑이 주는 이점
사랑을 하면 단순히 외로움을 덜고 둘이 서로 협력해서 이득을 보는 것만이 아니라 우리가 모르는 많은 이점이 있다.

헬렌 피셔라는 미국 인류학자에 따르면 사랑을 하는 연인들은 모든 것이 달라진다고 한다. 이들은 늘 행복감이 충만하고, 몸에 활력이 가득하며 생기가 돈다. 사랑을 하면 예뻐진다는 말은 과장된 표현이 아니라 많은 생리학적 연구가 입증한 사실이다.

사랑에 빠지면 우리 뇌는 흔히 행복호르몬이라고 알려진 도파민을 계속 분비하면서 충일한 기분을 느끼게 하고 활기를 준다. 도파민이 분비되면 우리 몸은 신진대사가 활발해지면 면역력도 엄청 강화된다. 사랑이 단순히 서로 같이 있고 싶어 하는 끌림만이 아니라 어떻게 보면 생명활동의 연장이다. 살아가면서 부득불 경험하는 다양한 스트레스에 대한 저항력도 혼자 지내는 사람보다 사랑을 하는 연인들이 훨씬 큰데 이것은 수명과도 직결된다.

예전에 모 전문가가 발표한 한국인 혼인형태별 수명연구라는 흥미로운 논문에 관한 요약 기사를 본 적 있다. 이 연구에 따르면 우리나라 기혼 남성의 평균 수명은 74세, 기혼 여성은 78세인 데 반해 미혼남성은 65세, 미혼 여성은 69세로 평균 9년이 더 길다. 그리고 배우자와 사별한 경우 평균 수명이 남 56세, 여 54세로 이 경우는 거의 20여 년 차이가 난다. 물론 개인차나 사회별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지지고 볶고 다투더라도 혼자 지내는 것보다 둘이 삶을 함께하는 게 더 건강에 좋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또 부부 사이의 안정적인 잠자리와 애착은 건강에 매우 좋은데 남녀가 서로 사랑을 할 때 도파민과 옥시토신이 우리 뇌에서 분비되면서 우리 몸은 안정감을 느낀다. 안정적 부부관계는 부부 사이를 원만하게 해 줄 뿐 아니라 노화방지 호르몬과 스트레스 방지 호르몬으로 건강도 증진시킨다.

독일의 한 대형 보험회사 통계에 따르면 매일 부인에게 키스를 하고 출근하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그룹에 비해 소득이 20~30%가 높고, 평균 수명도 5년 정도 길다고 한다. 흥미로운 것은 불륜관계나 낯선 이성과의 일회적 만남이나 로맨스에서는 이런 이점들이 거의 발생하지 않는데 부적절한 관계가 긴장이나 심리적인 불편함을 주기 때문이다. 이래저래 남녀가 한 몸을 이루고 합법적으로 사랑을 하면서 사는 것은 인간을 행복하게 만들려는 창조주의 오묘한 섭리다.

사랑에 대한 올바른 태도
그런데 남녀가 본능에 이끌려 고민 없이 사랑하는 것이 자칫 독이 될 수도 있다. 행복한 삶, 서로의 인생에 유익을 가져다주는 사랑을 위해서는 사랑에 대해 알아야 하고, 서로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심리학자들에 따르면 남녀는 처음엔 본능에 가까운 열정적 사랑을 한다. 이 단계에서는 만나면 심장이 뛰고 두근거리며, 같이 있기만 해도 좋다. 헤어지면 보고 싶고, 항상 연인에 대해서만 생각한다. 이 시기는 사랑의 절정이지만 중요한 것은 열정적 사랑은 18개월에서 30개월 정도밖에 지속되지 않는다. 보통 사귄 지 1년이 지나면 둘의 열정은 급속히 떨어지고 서로에게 짜릿한 기분을 느끼지도 않는다. 그러나 이것은 끝이 아니라 이제 애착이나 헌신의 감정으로 열정을 대신해야 할 새로운 성장 단계다. 사랑은 남녀가 번식을 위해 느끼는 성적 감정이 아니라 서로에게 편안함과 안정감을 느끼고 일생을 같이할 수 있는 새로운 경험이기 때문이다.

좋은 동반자 관계는 저절로 생기는 것이 아니라 함께 만드는 것이다. 특히 서로를 존중하면서 대화로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마음가짐이 중요하다. 결혼을 하고 살다 보면 연애 시절과는 비교할 수 없는 많은 새로운 문제와 갈등이 생긴다.

존 고트만이라는 심리학자는 문제를 해결하는 사랑의 방정식을 제안하는데 이것은 대화를 할 때 한 번 부정적 얘기를 했으면 적어도 5배의 긍정적 얘기를 해 주어야 한다는 말이다. 무엇보다 연인이나 부부간에는 갈등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전제하면서 그것을 어떻게 해결할지 고민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 믿는 사람들은 늘 배우자와 서로의 관계를 위해 기도하고 내가 먼저 상대를 품어야 한다. 사랑은 참 아름다운 것이고, 하나님을 닮은 인간이 소유한 최고의 감정이다. 서로 사랑하자.


김 석 집사
철학박사(프랑스 현대철학)
現 건국대 자율전공학부 교수
신문발행국 논설부장

위 글은 교회신문 <479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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