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에서 온 편지] “주님 사랑, 나라 사랑 이상 무”
호국보훈의 달 기획

등록날짜 [ 2021-06-18 11:21:52 ]

6월은 호국보훈의 달이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코로나19 팬데믹 여파로 현역 장병들은 감염 예방을 최우선하면서 국토방위 의무를 수행하고 있다. 나라를 지키면서 신앙생활에도 마음을 쏟는 우리 연세중앙교회 청년들은 자기 영혼을 지키기 위해 기도하며 부대 내에서 전도 사명을 다하고 있다. 청년회 소속 현역 군인들의 주님 사랑, 나라 사랑의 모습을 소개한다.



핍박과 유혹도 주님 은혜로 이겨


| 선희찬(풍성한청년회 전도2부)


단결! 경기도 이천시 3공수특전여단에서 복무하고 있는 스물넷 중사(진) 선희찬입니다. 4년 전 입대해 폭발물처리부사관으로 복무하고 있습니다. 지난 몇 년간의 군생활을 돌아보면 믿음을 지켜야 할 순간마다 주님께서 담대함을 주셔서 영적 전투를 승리하게 하셨습니다.


주를 위해 핍박받는 것도 감사
지난해 1월 유난히도 추운 날, 부대원들이 모여 앉아 어디서 가져왔는지 술을 마시고 있었습니다. 같은 팀이기에 자리를 뜰 수 없어 동석해 있는데 팀원들이 저에게도 술을 권했습니다. 임관과 동시에 주변 사람들에게 “나는 예수 믿는 사람이고, 술은 마시지 않는다”고 누누이 말해 두었으나 팀원들은 끝까지 술잔을 거절하는 저를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분위기가 점점 과열되었습니다. 술에 취한 팀원들이 저에게 술을 마시라고 모욕적인 말을 하면서 급기야 밀치기까지 하는 등 험악한 상황에 이르렀습니다. 술자리에 있던 한 장교는 술 취한 목소리로 “나도 교회 다니는데 너만 왜 술을 안 마시느냐”며 따지듯 말했습니다.


감사하게도 주님께서 담대한 마음을 주셔서 당시 조금도 흔들리지 않았고, 기분도 나쁘지 않았습니다. 담임목사님께서 군대에서 핍박받고 고난받던 일을 설교해 주신 것이 생각나면서 오히려 감사했습니다. ‘나도 주를 위해 핍박받는구나! 여기서 승리했으니 앞으로 닥칠 유혹과 핍박도 담대하게 이길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에 신령한 자신감도 생겼습니다. 남은 군생활 가운데서도 영적생활을 항상 승리할 수 있도록 기도하고 있습니다. 중보기도를 부탁드립니다.


게으름 없도록 깨어 신앙생활
코로나19 사태 전에는 매주 금요일이면 퇴근해 서울 궁동성전에 와서 금요예배부터 주일예배까지 온전히 드리며 신앙생활을 했습니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코로나19 감염 예방을 위해 외출과 외박이 제한되자 교회 오는 일이 어려워졌습니다. 불시 비상과 소집 탓에 장거리 출타 인원도 통제받는 상황입니다. 그럼에도 예배생활을 소홀히 할 수 없었습니다. 평일은 물론 주일에도 서울에 가지 못하지만 유튜브에 접속해 부대를 성전 삼아 빠짐없이 예배드리고 있습니다.


코로나19가 장기화하면서 저도 모르는 사이 신앙생활이 나태해지는 모습을 발견했습니다. 머리로는 ‘신앙생활 승리해서 주님 다시 오실 마지막 때를 신부의 믿음으로 준비해야 하는데…’라고 마음먹다가도 육신의 생각에 무너지기를 반복했습니다. 경기도 이천에서 서울 궁동성전까지 매주 가지 않아도 되니 몸이 편해져 자유로운 기분까지 들었습니다. 육신의 생각이 이처럼 무섭다니 정말 아찔합니다.


그런 상황에서도 신앙생활을 다잡게 한 것은 역시 하나님의 말씀이었습니다. 지난해부터 ‘영적생활’이라는 제목으로 담임목사님을 통해 전해지는 생명의 말씀이 저에게 충격적으로 다가왔습니다. ‘마지막 때의 징조가 밝히 보이는 오늘, 지금처럼 육신의 생각으로 살다가 죽으면 내 영혼의 때가 보장 없겠구나’, ‘목숨을 걸고 영적생활에 끝까지 승리하는 자만 천국에 갈 수 있겠구나’라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코로나19는 신앙생활을 느슨히 할 핑곗거리기도 하지만 오히려 코로나를 통해 내 영적생활의 현주소가 어디인지 확인하고 회개할 기회를 얻었습니다.


부대에서도 영적생활 더 사모
군생활을 하니 시간이 정말 야속하게 빠릅니다. 에베소서 5장 16절 “세월을 아끼라 때가 악하니라” 말씀처럼 내게 주어진 세월을 주를 위해 사용해야 하는데 흘려보낸 시간도 얼마나 많았는지 되돌아봅니다. 쏜살같이 지나가는 세월을 아껴 주 앞에 섰을 때 “착하고 충성된 종”이라며 칭찬받고 싶습니다.


군대라는 특수한 사회 속에 들어와 있으면서 ‘영적생활’을 더 사모하게 되었습니다. 어렸을 때는 부모님의 울타리 안에서 보호받으며 신앙생활 했지만 지금은 제 신앙생활을 제가 알아서 지키고, 영적으로 살려고 사모하게 됩니다. 물론 부모님과 부원들 그리고 담임목사님께서 중보기도 해 주신 덕분이나 부대 내에서 주님밖에 의지할 분이 없으니 깨어 신앙생활 하려고 더욱 애씁니다. 타의에 의한 영적생활이 아니라 저 스스로 영적생활을 하고, 행함 없는 죽은 믿음이 아닌 행하는 자로 거듭나 승리하기를 기도합니다.


주님 은혜로 부대 내에 있는 교회가 24시간 문이 열려 있어 퇴근하기 전 교회에 가서 기도하려고 합니다. 고된 훈련으로 기도하지 못하는 날도 있지만 “기도를 항상 힘쓰고 기도에 감사함으로 깨어 있으라”는 2021년 우리 교회 믿음의 스케줄대로 살려고 합니다. 육신의 때를 썩어 없어질 것을 위해 사는 것이 아니라 영원한 천국을 향한 소망을 갖고, 기도할 수 있을 때 감사로 기도하며 주님 다시 오심을 기다리는 신부의 믿음을 가지고 영적생활에 승리하기를 소망합니다. 이 모든 일을 하신 주님께 감사와 찬양과 영광을 올려 드립니다.



주님 붙들며 복무기간 신앙훈련 받아


|박강희(대학청년회 11부)


충성! 지난해 3월 입대해 서울 용산에 있는 국방부 의장대대에서 복무하고 있는 스물두 살 박강희 병장입니다. 의장대대 의장병은 ‘국군의 날’ 행사 같은 각종 의전행사가 주 임무입니다.


주님 은혜로 군생활 마무리
막 입대해서 코로나19 사태가 터지는 바람에 제가 있던 부대도 무척 어수선했던 기억이 납니다. 1년여 시간이 지나자 차츰 안정을 되찾았고, 방역 수칙을 철저히 지키면서 예전처럼 병과별 훈련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얼마 전 병장으로 진급해 이제 군생활이 얼마 안 남았다는 기대감에 살짝 마음이 들떠 있기도 합니다.


‘군에서 온 편지’를 쓰면서 입대한 첫날부터 지금까지 믿음을 잃지 않도록 붙들어 주신 주님께 모든 감사와 영광과 찬양을 올려 드립니다! 군생활 막바지에 이른 지금, 이등병 시절부터 지금까지를 돌아보니 주님께서 제 신앙이 후퇴하지 않도록 지켜 주셨습니다. 매주 삼일예배와 금요예배 그리고 주일예배에 이르기까지 예배드리는 일을 우선하도록 강권하셨고, 주일을 거룩하게 지키려고 자칫 세속적인 분위기에 휩쓸릴 수 있는 행사나 모임에도 참여하지 않도록 이끄셨습니다. 그런 모습을 본 부대원들은 저를 ‘예수쟁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예수 믿지 않는 부대원들이 저를 볼 때 유별나게 신앙생활 한다고 여길 수 있습니다. 혹은 제가 신앙생활을 잘한다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주님 은혜 없이는 하루도 살 수 없는 존재입니다. 주변에서 “박 병장, 신앙생활 잘해”라고 은근히 추켜세우면 주님 앞에 부끄러워집니다. 예배드리고 기도하다 보면 모든 것이 주님 은혜임을 깨달아 조금이라도 교만한 마음을 찾아 회개하고 겸손하게 되니 주님께 정말 감사합니다.


군생활 동안 영적 훈련 받아
제가 훈련소에 입소했던 2020년 3월은 코로나가 한창 심했을 때였습니다. 모든 것을 통제받던 시기였습니다. 그 탓에 훈련소에서는 한 번도 교회에 가지 못했고, 주일예배도 생활관 내에서 개인적으로 드려야 했습니다.


입소 후 한 주간 생활하면서 많은 소대원에게 제가 예수 믿는다는 사실을 전한 후 훈련소에서 맞는 첫 주일, 저는 소대를 돌아다니면서 같이 예배드릴 동기를 찾았습니다. 그렇게 소대원 56명 중 6명이 모여 첫 주일예배를 드렸습니다. 간단히 성경 말씀을 나누고 찬양하는 예배였지만, 이후에도 시간 날 때마다 더 많은 이가 같이 예배드리도록 기도했습니다.


몇 주간 훈련소에서 지내면서 소대원들에게 내가 만난 예수를 간증하고 복음을 전했습니다. 기초 군사 훈련을 다 받고 훈련소에서 마지막 주일예배를 드리기 위해 전처럼 소대를 돌아다니면서 동기를 모았습니다. 그런데 예배드리려고 모인 인원만 해도 첫 주의 3배 이상인 20명이었고, 함께 예배드린 비신자 동기도 많았습니다. 군에서도 ‘주님이 내 기도를 들어주시고 나를 사용하시는구나!’ 확실하게 느꼈고, 기도의 중요성을 더욱 실감했습니다.


제가 만약 군대에 가지 않고 계속 교회에서만 있었다면 온실 속 화초처럼 신앙생활을 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주님은 죄의 유혹이 넘치는, 아무것도 없는 광야 같은 군대라는 환경으로 저를 보내셔서 어떤 상황에서도 주님을 찾을 수 있도록 영적 훈련을 시켜 주셨습니다.


예전보다는 복무 기간이 많이 단축돼 현재는 18개월 동안 군생활을 합니다. 그렇다고 해도 결코 짧지 않은 기간에 제가 믿음을 잃지 않도록 예배, 찬양, 기도를 통해 은혜를 허락해 주신 주님께 정말 감사드립니다. 군생활을 하면서 인간관계도 많이 배웠습니다. 이 경험을 바탕으로 전역해서도 복음 전하는 주님 일에 값지게 쓰임받기 위해 기도하고 또 기도하겠습니다. 이 모든 일을 하신 주님께 감사와 찬양과 영광을 올려 드립니다.



/김도희 기자

위 글은 교회신문 <703호> 기사입니다.


    아이디 로그인

    아이디 회원가입을 하시겠습니까?
    회원가입 바로가기

    아이디/비번 찾기

    소셜 로그인

    연세광장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