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엘의 두 아들도 사사로 세워졌으나
아버지의 길 따르지 않자 장로들 사사 대신 왕 요구해
하나님은 왕정 허락하시되
왕이 하나님 뜻대로 통치하면 형통케 하시고
교만하여 권력 남용하면 큰 어려움 겪게 하셔
사무엘에게 두 아들이 있었다. 첫째는 ‘요엘’(여호와는 하나님이시다), 둘째는 ‘아비야’(여호와는 아버지시라)였다. 이들은 사무엘이 나이 많아 먼 거리를 다닐 수 없게 되었을 때 브엘세바에서 사사가 되어 이스라엘을 다스렸다.
브엘세바는 가나안 땅의 최남단 지역이다. 팔레스타인에서 애굽으로 향하는 길목이었고, 교역이 활발하게 이루어진 중요한 요충지였다. 사무엘의 고향인 ‘라마’에서 약 80km 떨어진 곳이었다.
“그 아들들이 그 아비(사무엘)의 행위를 따르지 아니하고 이를 따라서 뇌물을 취하고 판결을 굽게 하니라”(삼상8:3). 공정해야 할 재판을 뇌물을 받고 왜곡되게 했다. 백성의 원성이 높아지자 이스라엘 장로들이 라마에 있는 사무엘을 찾아가 항의했다.
“당신은 늙고 당신의 아들들은 당신의 행위를 따르지 아니하니 열방과 같이 우리에게 왕을 세워 우리를 다스리게 하소서”(삼상8:5). 장로들이 왕을 세워 달라고 요구한 이스라엘은 왕정 제도를 가진 주변 나라들과 전쟁을 하면서 살아왔다. 위기 때마다 하나님께서 세운 ‘사사’를 통해 나라를 구했지만, 그 아들에 의해 부패되는 것을 목격했다. 그래서 신정(神政) 제도보다 왕정(王政)이 더 강력하고 나은 제도라고 사람들은 생각했다.
사무엘은 장로들이 내놓은 제안에 대해 하나님께 기도했다. 하나님은 사무엘에게 “그들이 하는 요구를 들어주라”고 지시하시면서 “왕정 제도가 어떤 것인지 자세히 알려 주라”고 하셨다.
사무엘은 하나님 지시를 따라 왕이 어떤 일을 할지 자세히 설명했다. 10가지 항목(삼상 8:11~18)에 이르는 왕정제도 아래 백성이 겪을 어려움을 설명한 것이다. 모든 설명을 듣고도 장로들은 왕정 제도를 계속 요구했다.
사무엘은 하나님께 다시 기도했다. 하나님은 “그들의 말을 들어 왕을 세우라”고 지시하셨다. 하나님께서 왕정제도를 허락하셨다고 해서 이스라엘에 대한 주권을 포기하신 것은 아니다. 하나님께서 택한 사람을 이스라엘 왕으로 세우셨다. 왕에게는 하나님 뜻에 순종할 조건으로 왕의 권한을 허락하셨다.
왕이 하나님 뜻대로 이스라엘을 통치하면 왕의 권위를 지켜 주시고 형통케 해 주셨다. 왕이 자기 임의로 행하면 하나님은 왕을 폐위하셨다. 왕이 스스로 교만해져 권위를 권력으로 잘못 인식하여 제멋대로 행하면 왕과 백성 모두 심한 어려움에 부딪혀 나라까지 잃어버린다. 그 후 회개하면서 하나님께 돌아오는 과정이 이어졌다.
현대인들도 하나님께 부여받은 권위와 자격이 있다. 예수를 믿으면 하나님 아들이 되는 권세를 주신다. 이를 유지하려면 ‘기도’해야 하고, 모이는 자리를 폐하지 말아야 하며, 하나님 뜻대로 행하여 영적 양식을 얻어야 한다.
/정한영 기자
위 글은 교회신문 <557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