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와 과학·46] 성경이 말하는 생명의 의미와 인간 존엄성(2)
인간은 하나님 형상의 모양을 닮아 창조된 ‘영적 존재’이기에 그 자체로 존엄해

등록날짜 [ 2018-07-19 16:16:03 ]



식물은 육(肉), 동물은 혼(魂)·육(肉) 가졌지만
사람은 영(靈)·혼(魂)·육(肉)을 다 가진 존재


성경에서 시공간과 물질을 창조할 때는 
‘만들다’ 의미 지닌 동사 ‘아싸’ 사용했지만
수준 높은 생명체인 동물과 인간 창조에는
‘창조하다’ 의미인 동사 ‘바라’ 사용해



태초 창조의 과정에서 동사 ‘창조하다’가 어떤 경우에 쓰였는지 알아보면 하나님의 생명 창조의 속성을 이해할 수 있다. 창세기 1장에서 창조(히브리어 bara; 영어 create)라는 동사가 사용될 때 한 차원 높은 수준의 창조가 이루어졌다. 제1일에 창조된 것은 아무것도 없던 공백 상태에서 이루어진 ‘물질, 시간, 공간의 창조’였으며, 제5일에 창조된 것은 짐승이 가지고 있는 ‘혼(혹은 의식)의 창조’이고, 제6일은 인간만 가지고 있는 ‘영의 창조’를 의미한다고 생각한다. 나머지는 ‘만들다(히브리어 assa; 영어 make)’라는 동사가 사용됐다. 물질은 창조하셨으며, 미생물과 식물은 만드셨고, 짐승은 창조하셨다. 창세기 기록에는 미생물에 관한 직접적 언급은 없다. 하지만 노아 홍수 후에 포도주와 관련한 이야기와 출애굽기와 신약에서 누룩, 즉 효모(yeast)에 관한 언급이 있다. 필자의 연구실에서 누룩의 생화학적 생명 현상을 연구하고 있는데, 우리는 미생물이 얼마나 빨리 성장하고 전파된다는 사실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다. 그런데 마태복음 13장 33절에는 이런 누룩의 퍼짐을 하나님 나라의 전파로 비유하는 놀라운 기록이 있다.

첫째, 제1일에 “천지를 창조”(창1:1)하셨다. 즉 하나님은 무(無)의 상태에서 물질(matter)을 창조하셨다. 전 우주에 존재하는 물체는 이 물질들로 이루어지게 됐다. 제4일까지 이 물질을 재료로 하여 지구와 무생물과 식물이 만들어졌다.

둘째, 제5일에 “큰 바다 짐승들과 물에서 번성하여 움직이는 모든 생물을 그 종류대로, 날개 있는 모든 새를 그 종류대로 창조”(창1:21)하셨으며, 이는 물질세계보다 한 차원 높은 영역의 혼(soul)이 창조된 것이다. 동물은 혼을 가지고 있는 존재다. 하나님은 바다짐승인 물고기와 새를 만드시면서 혈육 있는 생물, 즉 뇌가 있으며 피가 흐르는 동물의 육신에 혼을 넣어 주셨다. 혼이란 느낌, 인지, 인식, 감각 등의 지각 능력으로서 세상을 살아가는 데 필요한 지능(intelligence)을 포함하며 인간과도 교감할 수 있다. 따라서 이는 신성한 것이기에 종교에 따라 살생을 금하기도 한다.

셋째, 제6일에 인간을 창조하셨다. “하나님이 자기 형상 곧 하나님 형상의 모양대로 사람을 창조하시되 남자와 여자를 창조”(창1:27)하셨다. 인간의 영(spirit)이 창조된 것이다. 혼과 영은 다른 차원의 영역에 있다. 영은 혼보다 더 고차원적인 세계에 속한다. 영의 기능은 하나님이 누구신지 알아보고 그와 교제하는 것이다. 인간이 동물과 다른 점이 무엇이며, 하나님이 인간을 동물과 차별되도록 차원 높게 창조하신 속성이 무엇인가? 우리는 그 답을 알고 있다. 사람은 하나님을 의식(God consciousness)하고 그와 교제(Spiritual communication)할 수 있는 영적 존재다.

“여호와 하나님이 땅의 흙으로 사람을 지으시고 생기를 그 코에 불어 넣으시니 사람이 생령이 되니라”(창2:7).

영과 혼을 혼용하여 쓰는 경우가 많으며 일반적으로 영혼이라고 함께 쓴다. 성경에서도 이렇게 쓰인 경우를 많이 찾아볼 수 있다. ‘창조하다’와 ‘만들다’를 혼용하는 경우와 유사하다.

그러나 창세기 1장의 창조 사역을 통하여, 사람이 영과 혼과 육을 가진 존재임을 확인할 수 있고, 예수 그리스도 강림 이후 다음 성경 구절이 이를 확실하게 증거하고 있다.

“평강의 하나님이 친히 너희로 온전히 거룩하게 하시고 또 너희 온 영과 혼과 몸이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 강림하실 때에 흠없게 보전되기를 원하노라”(살전5:23).

그렇다면 다른 생명체와 짐승의 차이는 무엇인가? 과학의 생명 정의와는 다르게 성경의 생명 정의는 ‘피’의 유무에 달려 있다(창9:4;레17:11). 혼, 즉 의식, 느낌, 인지 및 지각 능력이 있는 동물은 대개 피가 흐르며 혼을 가진 존재다. 식물이나 미생물 혹은 붉은 피가 흐르지 않는 하등동물이 생명체가 아니라는 뜻은 절대 아니며, 물론 이 생명체들도 하나님의 피조물임은 이미 말한 바 있다. 여기에서 말하고자 하는 바는, 하나님께서 짐승을 만드실 때 혼을 창조하심으로 다른 생명체와 구별하셨다.

영·혼·육은 생령과 의식과 물질로 대입할 수 있다. 이들은 모두 다른 차원으로 창조된 거룩한 속성이며 인간만이 세 가지 속성을 모두 가지고 있는 유일한 피조물이다.

이제는 인간의 존엄성에 관해 말해 보자. 우리는 인간을 존엄한 존재로 배워 왔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성경은 인간은 하나님의 형상의 모양대로 피조된 존재이며(창1:26), 영·혼·육으로 이루어져 있다고 선포하고 있다(살전5:23;욥12:10). 인간만이 하나님을 주권자로 알아볼 수 있는 ‘영’을 소유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특히 하나님이 친히 예수 그리스도의 몸을 입고 이 땅에 생명으로 오셨고, 우리의 죄를 씻기 위해 피, 즉 생명을 희생해 돌아가신 ‘보혈’의 진정한 의미를 깨닫는 순간 예수님과 인격적인 만남을 통하여 우리의 영은 거듭나게 되며, 하나님께 속한 ‘영원한 생명의 영’으로 거듭나게 되는 것이다. 이 글을 통해 예수님께서 이 땅에 ‘인간의 생명’을 입고 오신 그 의미와 ‘영원한 생명’의 진정한 의미를 깨닫는 우리가 되기를 진정으로 소망한다.


(주) 이 내용의 일부는 ‘과학자의 눈으로 본 창세기’
(두란노 간, 김준 저, 2016)에서 발췌함.


/이병수 l  고려대 생명과학부 교수
한국미생물학회 회장


 

위 글은 교회신문 <583호> 기사입니다.


    아이디 로그인

    아이디 회원가입을 하시겠습니까?
    회원가입 바로가기

    아이디/비번 찾기

    소셜 로그인

    연세광장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