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받는 시간 보내세요”
‘된다’라는 피동사는 번역체로 쓰여 ‘하다’라는 말로 고쳐야 우리말다워

등록날짜 [ 2007-09-14 10:47:21 ]


Q 설교시간이나 부흥회 때 심심찮게 듣는 말이 “은혜받는 시간되시기 바랍니다”, “복받는 시간 되십시오”라는 말입니다. 이 말이 맞는 말인지요?

A “은혜받는 시간 되시기 바랍니다”에서 “되시기 바랍니다”라는 말이 문제입니다. ‘되다'라는 말은 원래 일본말에 익숙한 사람들이 습관으로 자주 쓰는 말투입니다.
예를 들어 ‘악법은 반드시 개정되어야 옳다'에서, ‘개정해야 옳다'로 고쳐야 합니다. “현실에 무관심한 철학은 극복되어야 한다"에서, “극복되어야 한다"는 “극복해야 한다"로 고쳐야 합니다.
이같이 ‘한다' 대신에 ‘된다'를 써서 피동사로 만들면 우리말답지 않습니다. ‘한다' 그대로 쓰면 될 것을 공연히 피동형으로 바꾸는 경향이 있어 입버릇처럼 되었습니다.
그러다가 이제는 문법에서 멀리 이탈하여 “은혜받는 시간이 되십시오" 또는 “복받는 시간이 되십시오" 와 같은 기형적인 말을 하고도 하나도 이상하게 여기지 않습니다.

“정수야 착한 학생이 되어라" 여기서 ‘정수=착한 학생', 즉 정수가 곧 착한 학생입니다. 착한 학생이 곧 정수입니다. 마찬가지로 “여러분 은혜받는 시간이 되십시오" 라는 말은 ‘여러분=시간' 즉 여러분과 시간을 같은 격으로 만들어버린 셈입니다. 여러분이 무엇인가 되는데, 시간이 되라는 말입니다. 사람이 어떻게 시간이 됩니까?
따라서 “은혜받는 시간이 되십시오" 라든가 “복받는 시간이 되십시오"라는 말은 맞지 않는 말입니다. 이 경우는 “여러분, 이 시간에 많은 은혜 받으십시오"라든가, “복받는 시간 보내세요"라고 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즐거운 성탄되십시오."는 “즐거운 성탄을 맞이하십시오" 또는 “성탄에 복많이 받으세요"로 고쳐야 합니다.

위 글은 교회신문 <118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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