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 속 인물 이야기 370] 전쟁을 서른세 줄 장부로 남긴 ‘여호수아’

등록날짜 [ 2026-07-07 21:14:42 ]

여호와가 이끄신 7년 정복 전쟁 마감

하나님은 지키신 약속을 하나씩 세셔



“하나는 여리고 왕이요 하나는 벧엘 곁의 아이 왕이요 하나는 예루살렘 왕이요”(수12:9~10). 전투 장면이 없다. 함성도 대사도 없다. 죽은 왕들의 이름에 ‘하나’가 붙을 뿐이다. 여호수아 12장의 명단은 이 ‘하나’를 서른한 번 되풀이하고 끝난다. “도합 삼십 일 왕이었더라”(수12:24). 전승 기념비에 으레 새기는 무용담 없이 셈만 남았다. 여호수아는 7년 정복 전쟁을 이 장부로 마감했다.


장부는 요단강을 경계로 두 칸을 이룬다. 동편 칸에는 왕이 둘. 바산 왕 옥과 헤스본 왕 시혼. 모세가 꺾었다(수12:6). 요단을 건너기 전 이스라엘은 이 둘을 넘어서며 가나안 전쟁을 미리 배웠다.


서편 칸의 서른한 왕은 여호수아 몫이었다(수12:7). 느보산에서 모세가 눈을 감았을 때 장부는 두 줄이었다. 이후 여호수아가 요단을 건너 나머지 서른한 줄을 채웠다. 광야 40년을 사이에 두고 두 지도자가 한 전쟁을 나눠 치렀으나, 전쟁을 이끄신 분은 바뀌지 않으셨다. 모세에게 주신 약속이 여호수아의 손에서 낱낱이 숫자가 되었다.


대한민국 강원도만 한 땅에 왕이 서른하나였다. 성 하나가 곧 전쟁 하나였다. 거저 얻은 성이 단 하나도 없었다. 성 하나를 넘으면 다음 성이 길을 막았고, 7년이 그렇게 갔다.


장부의 셈법이 이상하다. 이름난 여리고도 ‘하나’, 낯선 디르사도 ‘하나’(수12:24). 크고 작음을 가리지 않고 낱낱이 호명했다. 명단 어디에도 여호수아의 공적이 없고 장수들의 훈장 서열도 없다. 여호와께서 이스라엘을 위하여 싸우신 전쟁이었기 때문이다(수10:14). 


‘하나’를 서른한 번 새긴 명단부터 동편의 두 왕까지, 서른세 번 지키신 약속을 증언한다. 하나님께서는 승리를 뭉뚱그리지 않으시고 하나씩 세셨다.


장부는 끝났으나 전쟁은 끝나지 않았다. “얻을 땅의 남은 것은 매우 많도다”(수13:1). 약속의 땅은 다윗 시대에 가서야 이스라엘 손에 다 들어왔다.


여호수아가 마감한 장부는 그림자였고, 실체는 골고다에서 나타났다. 가나안의 서른세 왕과 견줄 수 없는 대적, 죄와 사망이 마지막 줄에 남아 있었다. 그리스도께서 십자가에서 보혈을 쏟으시며 그 대적을 꺾으시고 선언하셨다. “다 이루었다”(요19:30). 그리스도께서 속죄의 피로 마지막 한 줄을 적으셨다.


이 완결된 장부를 들고 남은 길을 걷는다. 주님 다시 오시는 날까지 기다리며 걷는다. 이는 이미 이기신 전쟁을 확인하러 가는 걸음이다. 이름 없는 성읍 하나까지 세신 하나님께서, 그리스도인이 오늘 치르는 싸움도 하나씩 세고 계신다.            


/정한영 기자



위 글은 교회신문 <957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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