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충우돌 전도이야기] 전도하다 보니 어느새 나도 모르는 기쁨이 넘쳐
김수정(대학청년회 13부)

등록날짜 [ 2013-06-26 09:52:21 ]

우울증 겪다 수양관 성회 참석 후 쾌활하게 바뀌어
예수를 말할수록 그분과 친밀해짐을 느낄 수 있어


<사진설명> 노량진 학원가에서 전도하고 있는 김수정 자매.

대학청년회가 토요일마다 전도하러 나가는 노량진 학원가에는 다양한 사람들이 있다. 그중에는 얼굴이 어두워 보이는 수험생들이 많다. 요즘은 평년보다 기온이 높아 불볕더위로 찜통 같아서인지, 수험생들 얼굴도 한층 지쳐 보인다. 전도하려고 말을 걸라치면 눈에서 레이저를 발사하듯 쏘아보기도 하고, 관심 없다는 눈길로 빨리 지나치기도 한다.

하지만 주님이 항상 격려해 주시니 지치지 않는다. 매주 대학청년회 30여 명이 함께 노량진 학원가로 전도하러 간다. 그러다 보니 어느덧 그곳이 익숙해져 초신자인 나도 ‘전도’가 부담스럽지 않고 오히려 즐겁다. 무엇보다 전도해야 내 영혼이 힘을 얻기 때문에 비가 와도, 몸이 피곤해도 매주 노량진으로 향한다.

전도하기 위해 수줍던 성격도 바뀌어
지난해 10월까지만 해도 물속으로 가라앉듯 깊은 우울증에 빠져 지냈다. 하나님께서 그런 나를 더는 지켜볼 수 없으셨나 보다. 연세중앙교회에 등록한 지는 2년이 지났지만 이름만 올려 놓았을 뿐, 교회에 출석하지는 않았다. 그러다가 ‘잃은 양 찾기 주일’을 맞아 대학선교회 조지현 부장에게 연락이 왔다. 취업 문제로 우울증이 심하던 터라 의지할 데가 없어서인지 교회에 가고 싶었다. “교회 오라”는 부장의 권유가 하나님 음성처럼 들려서 선뜻 “갈게요” 대답했다.

내성적인 성격 탓에 사람들 시선이 많은 교회에 가기가 퍽 부담스러웠다. 대학청년회 직분자들이 나에게 맞춰 세심하게 섬겨 주어서 차츰 낯가림하는 정도가 가라앉았다.

또 동계성회에 가서 성령을 체험하니 하나님이 나를 얼마나 사랑하시는지 깊이 깨달아졌다. 이제껏 지은 죄도 하나님께서 세세하게 알려 주셨다. ‘더는 이대로 살면 안 되겠다’ 싶어 눈물을 쏟으며 회개하자 신기하게도 어둡고 우울하던 성격이 밝은 성격으로 바뀌었다.

아직 예수를 믿지 않는 부모님께서도 갑작스레 밝아진 내 모습을 보시고 “목사님에게 큰절이라도 해야겠다” 하며 기뻐하신다. 아무리 하나님께서 하신 일이라 말씀드려도 그저 웃으시기만 해서 아쉽다. 언젠가는 부모님도 꼭 예수 믿으시리라 믿는다.

그렇게 은혜를 받고 나니 주님 일을 열심히 하고 싶어졌다. 주님 일을 하려면 다른 사람을 섬기고 먼저 다가가야 한다. 그런데 내 마음은 좁기만 했다. 그래서 성격을 고쳐 달라고 기도했더니 점점 사람을 대하는 데 어려움이 없어지고, 주님을 위해 무엇을 할까 구체적으로 마음도 정해졌다.

‘그래, 전도다. 하나님께 받은 사랑 갚을 길은 오직 전도다.’

강한 감동이 밀려왔다. 전도하려는 마음이 불끈 솟아올랐다. ‘내가 말하지 않는다. 하나님이 일하신다’라는 믿음을 부여잡았다. 그런데 막상 전도하러 가니 쭈뼛거려지고 입이 떨어지지 않아 속상했다. 집에 돌아와서 울기를 수십 번. 하나님께서는 그런 나를 위로하고 격려해 주셨다.

내가 매일 그 자리에 나가는 이유
전도하러 나가면 다양한 사람을 만난다. “건드리지 마! 저리 가!” 하고 거칠게 말하는 사람도 있지만, “그럼, 수고해요”라며 이야기를 잘 들어주고 격려까지 하는 사람도 있다. 어쨌든 전도할수록 하나님 마음을 깨닫게 되고 주님과 더욱 친밀해진다. 그러니 전도하러 안 나갈 수 없다. 몸과 마음이 지쳐도 전도하면 내 속에 형언할 수 없는 기쁨이 샘솟는다. 전도 열매가 있든 없든 가슴엔 언제나 충만하게 기쁨과 소망이 채워진다. 그렇게 달콤한 전도 맛을 느끼니 전도 모임에 빠질 수가 없다.

이렇게 전도하러 계속 나가다 보니 노량진을 배회하는 수험생들과 친해져서 자연스럽게 복음을 전하게 된다. 처음에는 눈인사만 한다. 그러다 어느 순간 말문이 트인다. 어느새 전도 수완(?)이 생겨 어떻게든 교회에 나오게 할 계기를 만든다.

한번은 복음을 전해도 받아들이지 않고 퉁명스럽기만 한 수험생을 만났다. 우스개로 약속을 했다. “앞으로 길거리에서 나랑 세 번 마주치면 꼭 우리 교회 오기로 해요.” 그러자 그 수헝생은 ‘그렇게 자주 만날 수 있을까?’라고 생각했는지 “그래요, 세 번째 만나면 교회에 갈게요” 하며 코웃음 쳤다.

그런데 매주 같은 장소에서 전도하다 보니 그 수험생을 마주칠 수밖에 없었다. “설마?” 하며 처음 만나고, “우리 벌써 두 번째예요” 하고 만난 횟수를 도장 찍고, 마침내 세 번째 마주쳤다. 결국 그 수험생은 자신이 한 약속을 지키겠다며 예배에 와서 은혜 받고 갔다.

저 사람은 하나님을 만났을까
요즘은 전도할 때 우울증을 앓았던 내 과거를 얘기한다. 그런 후, 어떻게 치유받았는지 간증한다. 속내를 드러내는 일이 부끄러울 줄 알았는데 하나님께 영광이 되는 일이라서인지 그런 마음이 생기지 않았다. 우울했던 과거도 전도에 사용되고 있다.

조금 특별한 전공과목도 전도에 잘 활용하고 있다. 재수생 시절에 “공부하기가 너무 지친다”며 부모님 마음에 못을 박았었다. 공부에 손을 놓은 나 대신 어머니가 성적에 맞춰 대학 입학 원서를 넣었다. 그래서 지방에 있는 대학 장례(葬禮)지도학과에 다니게 됐는데, 학과가 특수해서 항상 진로를 고민했다. 그런데 하나님을 만나고 나서는 전공의 특수성을 살려 전도에 활용하고 있다.

사고당한 시신을 복원하기도 하고 죽음에 관한 일을 배운다. 거기서 하나님 나라와 접점을 발견한다. 사람이 죽어가는 모습이 얼마나 비참한지, 얼마나 살려고 발버둥 치는지 모른다. 고인에게 수의를 입히고 염하다 보면, 예수 믿는 사람들은 자신이 어디로 가는지 알아서 그런지 마지막 모습도 평안하다.

또 실습하다 보면 접하는 시신에 노인만 있는 것이 아니라 젊은 나이에도 생을 다한 사람이 꽤 있다. 그래서 요새는 어떤 사람을 만나든지 ‘저 사람은 하나님을 만났을까, 안 만났을까?’ 궁금해지고 전도할 생각부터 든다.

“수정아, 무슨 일이야? 무엇이 너를 그렇게 변하게 했니?”

학교 친구들은 당당해진 내 모습을 보고 묻는다.

“너희도 하나님 만나면 나처럼 된다.”

전도할 만큼 변화된 나 자신을 도구로 하나님이 살아 계심을 전한다. 초신자라서 아직도 갈 길이 멀다. 그럴지라도 하나님이 내 영혼을 살리신 은혜를 잊지 않고, 다른 영혼을 살리는 겸손한 전도자가 되고 싶다. 

/오정현 기자

위 글은 교회신문 <343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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