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의 빛

등록날짜 [ 2004-07-14 11:39:27 ]

성탄절의 주인공은 예수 그리스도이시다. 그러나 하나님의 아들로서의 그분의 삶은 처절하고 보잘 것 없는 삶이었다. 말구유에서의 초라한 탄생, 목수라는 천한 신분, 수많은 사람의 질시와 천대의 삶, 십자가의 고난과 죽음. 예수 그리스도의 삶의 여정을 볼때 그의 탄생의 목적은 오직 고난을 위한 것이요 죽음을 위한 것이었다. 성탄은 인간에게는 기쁨의 소식이지만 하나님으로서는 아들의 죽음을 감수해야만 하는 고통의 소식이었다.

십자가를 짊어지고 골고다의 언덕길을 걷는 그 고난의 발걸음, 살점이 쭉쭉 찢어지는 처절한 채찍질... 들려오는 고통의 절규. 물과 피를 쏟는 처절한 죽음.. 이것이 아버지의 입장에서 바라보아야만 했던 아들의 죽음이었다.

말씀 한마디로 천지를 지으시고, 말씀 한마디로 인류의 모든 생명을 쓸어 버릴 수 있는 절대자로서 이 순간은 가슴이 찢어지는 순간이요. 또 다른 생명의 생산을 위한 위대한 희생의 순간이었다. 그러나 예수의 죽음과 부활은 인류의 모든 불의를 한꺼번에 대낮같이 밝게 드러내고도 남을 강력한 빛이었으며 영원한 사망의 권세를 이기고 하늘로 치솟으며 타오르는 거대한 생명력의 발산이었다.

예수 그리스도는 이처럼 광명한 빛과 같이 이 땅에 오셨다. ‘예수께서 또 일러 가라사대 나는 세상의 빛이니 나를 따르는 자는 어두움에 다니지 아니하고 생명의 빛을 얻으리라’(요8:12) 예수는 인류의 칠흑 같은 영적 어두움의 절망을 밝히는 빛으로 오셨다. 또한 그의 삶은 마치 타오르는 불꽃처럼 온 몸을 불사르는 사랑의 열정으로 가득찬 삶을 사셨고 결국 십자가에서 ‘다 이루었다’라는 한마디를 남기고 빛으로서의 자신의 육신의 때의 사명을 다하신 것이다. 하나님의 심정을 뜨겁게 느끼면서 맞이하게 되는 성탄은 강렬한 빛 앞에서 눈을 뜨지 못한채 그 빛에 압도당한 사도 바울과 같은 느낌이다. 인간의 지식과 감정으로 이해할 수 없는 사랑이며 우리의 좁은 가슴에 담기에는 너무 큰 사랑이다.

하나님께서는 우리에게도 ‘세상의 빛과 소금’의 삶을 명령하셨다. 성령으로 우리 안에 오셔서 그분이 걸으셨던 길을 또다시 우리를 통해 재현하시기를 원하신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성탄의 소식을 흥청거리는 크리스마스 캐롤의 굉음속에 묻어 버린채 비틀거리며 어두움으로 사라져 가고 있다. 우리는 그들을 어둠속에서 깨어나게 하는 한줄기 싱그러운 햇살이 되어야 한다. 어두움의 긴 잠을 깨우는 새벽을 알리는 닭 울음소리가 되어야 한다. 죽어가는 영혼을 향해 꺼지지 않는 불꽃같은 열정의 빛으로 어두운 세상을 밝히리라. 타오르다 타오르다 육체는 꺼져가는 불빛이 된다 하여도 내 안에 있는 생명의 빛만은 영원히 그 빛을 잃지 않으리라.

위 글은 교회신문 <20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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