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칼럼] 소통의 통로, 마음 문 열기

등록날짜 [ 2012-02-08 13:28:22 ]

논리적 설득이나 감정 호소로는 사람을 변하게 할 수 없어
내면에 존재하는 이유를 진정으로 이해하려는 노력 필요해

지난해 말 인천시 계양구 법무부 인천보호관찰소에서 폭력비행 청소년과 보호자 특별교육이 있었다. 역할극을 하여 비행 청소년과 그들 부모 사이에 막힌 담을 헐어보자는 취지에서였다.

부자(父子) 한 쌍이 무대 앞으로 나왔다. 아들은 자신을 기분 나쁘게 쳐다봤다는 이유로 친구들을 폭행하고 상습적으로 금품을 빼앗아 소년법정에 섰던 터였다.

아버지는 아들에게 “나 역시 엄격하고 내성적인 아버지 밑에서 자라 너에게 살갑게 말을 붙이지도 못했다. 그래서 나는 네가 나쁜 짓을 한다는 것을 알았을 때 윽박지르기만 했다. 그러나 아빠가 표현을 못 해서 그렇지 사실 너를 사랑하고 생각하는 마음은 정말 깊다”고 말해주었다. 그러자 고개를 돌려 얼굴을 찡그리던 아들은 이내 눈물을 쏟아냈다.

이제 아들 차례가 됐지만, 그는 “못 하겠어요” 하는 말만 되뇔 뿐 아무런 말이 없었다. 이에 심리극연구소장이 아들 대신에 “아빠, 죄송해요. 실망하셨죠! 사실 아빠가 늘 말이 없어서 제가 사고를 치면 무섭게 혼낼 줄 알았는데 ‘사랑한다’고 하시니까 정말 놀랐어요. 저 정말 앞으로 남들 때리지 않고 잘할게요” 하고 말하였다. 그리고는 “어때, 네 속마음과 비슷하니?” 하고 아들에게 묻자, 아들은 그만 눈물범벅이 된 채 고개를 끄덕였다.

이처럼 비행청소년뿐 아니라 현대를 살아가는 모든 이가 안고 살아가는 여러 가지 문제 중에 가장 큰 문제는 자신의 마음을 솔직히 표현할 수 있는 의지(意志)와 대상(對象)이 없어 빚어지는 소통(疏通)장애인 것 같다.

메릴린 퍼거슨은 ‘손잡이가 내부에만 달린 구조의 문’을 생각해냈다. 인간이란 본능적으로 자기 내면의 실체를 공개하지 않으려는 성향을 지니고 있다는 것이다. 자신의 진정한 모습을 제대로 이해받아 본 경험이 별로 없기 때문이다. 간혹 내면의 진실을 살짝 꺼내려 하다가도 상대가 자신을 교정하려 하거나 자기 경험만 늘어놓는 것을 반복해서 듣다 보면, 더는 내면을 보여주는 일이 즐겁지 않아 말문을 닫아버린다는 것이다.

결국, 인간 내면의 문이란 손잡이가 내부에만 달려서 논리적인 설득이나 감정적인 호소로는 사람을 변하게 할 수 없기에 지혜로운 사람들은 자신이 사람들의 내면에 존재하는 ‘이유들’을 진정으로 이해해주려는 노력을 기울이는 사람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이렇게 남을 이해해주다 보면 강요하지 않아도 어느 순간부터는 자신을 이해해 주려 애쓰는 사람에게 신뢰의 신호를 보내기 시작한다는 것이 메릴린 퍼거슨의 지론이다.

성경은 아무런 조건 없이 들어주시고 격려해주시고 사랑해주시며 그것도 모자라 십자가에서 물과 피를 다 흘리시며 자기 몸을 내어주신 한 분 예수 그리스도만이 해결사임을 말씀해준다.

이분께서도 우리를 향해 “볼찌어다 내가 문밖에 서서 두드리노니 누구든지 내 음성을 듣고 문을 열면 내가 그에게로 들어가 그와 더불어 먹고 그는 나와 더불어 먹으리라”(계3:20)고 말씀하면서 우리가 주님을 향해 마음 문을 열어 드릴 때까지 문 밖에 서 계심을 보여주신다. 또 성경은 “그가 시험을 받아 고난을 당하셨은즉 시험 받는 자들을 능히 도우실 수 있느니라”고 말씀하신다(히2:18).

얼마 전에 나는 요한계시록 3장 20절 말씀을 묵상하면서 그동안 나 자신이 주님을 향해 내 마음의 문을 활짝 열어 드렸다고 생각했으나 사실 그것은 내 마음의 지극히 일부분이었다는 사실을 깨달은 적이 있다. 주님께서는 나의 서재와 나의 침실 깊은 곳에까지 들어오셔서 주인으로 계시기를 원하셨지만, 나는 겨우 현관문만을 열어 드렸을 뿐이었다는 성령님의 부드러운 지적이 있으셨다.

2012년 한 해를 복된 선물로 받은 연세중앙교회 모든 성도도 세미한 음성으로 다가오셔서 섬세하게 우리 삶의 길을 열어주시는 오직 한 분 주 예수 그리스도만을 향해 마음 문 전부를 활짝 열어 드리며 전능하신 하나님으로 가득 채워나가는 축복된 한 해가 되기를 소원한다. 

위 글은 교회신문 <276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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