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칼럼] ‘생의 한가운데’에서 내 모습은…

등록날짜 [ 2014-08-04 23:08:08 ]

인생 설계에서 중요하다면 중요한 반환점 시기

무엇을 하든 주님의 영광을 위해서 살고 싶어 
 

 

독일 문학가 루이제 린저의 소설 『생의 한가운데』는 여류 작가 고(故) 전혜린이 번역하여 우리나라에서 출판되었다. ‘생의 한가운데’라는 말이 어찌나 낭만적이던지, 소설 내용에 관계없이 언젠가 내 생의 한가운데 있는 나를 표현할 멋진 곡을 쓰고 싶은 바람을 갖게 됐다.

조금 유치한 발상일 수도 있으나, 사람의 수명이 70세라면 35세가 한가운데가 되는 것. 80세라면 40세가, 100세라면 50세가 그 한가운데가 된다. 나는 결국 40세가 넘도록 ‘생의 한가운데’를 쓰지 못하고 있다.
 

하나님께서 주신 인생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그 심오한 의미와 아름다움, 생의 한가운데에 있는 생각과 마음, 정신 세계의 색채를 음악으로 담아 내고 싶은 것은 막연하지만 아직도 간절한 바람이다.
 

누구나 좋든 싫든 인생을 꾸려 간다. 별 생각 없이 반복되는 일상을 살아가다가도 한 번씩은 문득 삶을 점검하게 된다. 인생을 설계할 때 롤 모델(role model)이 있으면 좀 더 수월하게 구체적인 계획을 세울 수 있을지도 모른다. 내 경우에는, 사람들의 약력을 보면서, 내 나이 때 이 사람은 무엇을 했는지를 꽤나 유심히 보며, 현재 내 삶의 상태를 평가하곤 한다.
 

예를 들어, 모차르트는 33세에 수많은 명곡을 남긴 채 죽었고, 음악의 아버지 바흐는 내 나이쯤에 ‘마태 수난곡’을 작곡했다. 그리고 악성 베토벤은 내 나이에 교향곡 7번을 완성하였다.
 

비단 음악가의 인생만 궁금한 것은 아니다. 우리 교회 개척 당시 담임목사님 나이가 지금 내 나이여서, 올해는 내게 꽤나 의미가 깊은 해로, 몇 년 전부터 어떤 한 해가 되어야 할 것인지를 내심 고민했다.
 

윤석전 담임목사님은 42세, 생의 한가운데에서 인생을 송두리째 던져 28년이 지난 지금, 세계 선교와 우리 교회 목회에 열정적인 모습으로 주님께서 쓰고 계신다. 나의 올 한 해도 거룩한 전환점이 되어 새로운 시작이 되기를 간절히 바라는 동안, 벌써 3/4분기에 이르렀다.

내가 꿈꿔 온 모습의 반전은 아니지만, 올해 나는 셋째 아이를 출산하여 인생의 큰 전환기를 맞은 것이 분명하다. 이제는 남은 내 인생을 모두 내걸 만한 구체적인 일을 찾아서 전념하고 싶다.
 

내게 어떠한 인생보다도 구체적인 형상으로 다가오는 드라마틱한 역사, 그것은 한 목사가 42세에 가정예배로 시작한 교회가 지금 세계적인 규모의 교회가 되어 있다는 것이다. 마음은 급한데 준비되지 않고, 정돈되지 않은 내 지난 세월이 후회스럽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내 삶의 한가운데에서 내가 마음을 쏟아야 할 대상을 분명히 찾았다는 점이다. 무엇을 하든 주님의 영광을 위해서 살아야 한다는 것. 이 글을 누군가가 읽는다는 것이 참을 수 없을 만큼 부끄러운 지금의 내 모습이지만, 마음의 소원은 그렇다. 좋은 것으로 소원을 만족케 하시고 독수리처럼 청춘으로 새롭게 하시니, 이러한 소원을 갖게 하셔서 또한 감사하다.
 

마흔두 살이 되도록 주님 마음, 가족과 주변 분들의 마음을 많이 아프게 하며 살았지만, 이 시간이 내 생의 한가운데 전환점이 되어 뒤돌아보지 않고 주님 뜻대로 살리라 다짐해 본다.


추은희

작곡가

수원여대 외래교수



 

위 글은 교회신문 <396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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