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난주간 기획] 예수의 고난을 마주하며

등록날짜 [ 2023-04-03 20:54:56 ]

고난주간은 예수 그리스도께서 예루살렘으로 승리의 입성을 하신 날부터 부활주일 전까지 1주간을 이른다. 예수의 마지막 일주일인 고난주간에는 공생애의 절정을 이루는 사건들이 숨 막히게 전개되었다. 예수께서 붙잡혀 대제사장 가야바와 로마 총독 빌라도에게 심문을 받은 후 결국 십자가형을 선고받았고, 로마 병정들에게 채찍질당한 예수는 자신이 처형될 십자가를 지고 ‘슬픔의 길(Via Dolorosa)’을 따라 골고다 언덕에 올라가셔서 십자가에 못 박혀 죽으셨다. 2000여 년 전. 당시 사형 집행 방법 중 가장 잔인하기로 악명 높은 십자가형에 처해져 돌아가신 예수 그리스도. 십자가 위에 이르기까지 예수께서 겪은 고통의 강도는 과연 어느 정도였을까.


육체로 감당할 수 없는 십자가 고통

의학자들은 예수가 십자가를 지기 전, 겟세마네 동산에서 기도할 때부터 고통이 시작되었다고 주장한다. 성경은 마음에 극심한 고통을 느껴 피땀을 흘리면서 기도한 예수의 모습을 상세하게 기록했는데(눅22:39~46), 이는 극도의 스트레스 탓에 혈관과 땀샘이 파열되어 발생하는 ‘혈한증(血汗症)’이다. 의학자들은 혈한증이 바늘로 살을 찌르는 듯한 고통을 수반한다고 말한다.


이어 예수는 유다의 배반으로 체포돼 대제사장과 총독 앞에서 수차례 심문을 받고, 채찍질과 함께 십자가형을 선고받는다(눅22:47~23:25). 당시 로마는 형을 집행하기 전 죄수를 기둥에 묶어 놓고 등에 채찍질을 가했는데, 이때 예수의 살을 찢은 ‘플라그럼’이라는 채찍은 가죽을 꼬아 만든 끈에 납으로 만든 공과 날카로운 소뼈 조각 등을 함께 엮어 만들었다. 몇 년 전 미국의 디스커버리 채널에서 예수가 맞은 채찍을 동물 사체에 가하는 실험을 진행했는데, 동물의 가죽뿐만 아니라 뼈까지 으스러지고 산산조각 나는 처참한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의학자들은 예수가 피하조직에 심한 손상을 입어 살이 찢기는 극심한 고통을 겪었고, 그로 말미암아 혈액 손실이 빨라지고 체내 수분이 빠르게 감소하면서 여러 장기기관이 손상되는 ‘저혈량 쇼크’를 겪었으리라 추측한다.


당시 로마의 관행에 따라 예수는 십자가를 지고 양팔이 묶인 채 처형 장소로 걸어가 십자가에 못 박혀 죽었다(눅23:26~49). 이때 예수가 진 십자가는 길이 182㎝에 무게는 34~57kg 정도인 횡목(橫木, 십자가의 가로)이었다는 것이 고고학자들의 공통된 주장이다. 숨이 가쁘고 눈앞이 흐려지고 다리도 무거워진 예수는 십자가를 지고 오는 동안 수차례 쓰러졌다. 십자가를 맨 체 쓰러질 때도 머리를 바닥에 부닥치면서 뇌진탕을 일으키고 채찍질당해 망가진 기관이 더 상했을 것이다.


학자들은 예수를 십자가에 못 박을 때 길이 12.7~17.8㎝, 지름 1㎝ 정도인 대못이 예수의 팔뼈 끝부분과 손목뼈 사이를 관통했을 것으로 추측한다. 예루살렘 근처에서 발견된 유골에서 이런 흔적이 공통으로 드러나고, 손바닥에 못을 박았다면 십자가에서 몸무게를 지탱할 수 없기 때문이다. 대못은 예수의 피부를 뚫는 동시에 중앙신경도 관통하면서 작열통(灼熱痛)을 일으켰을 것이다. 작열통은 사지에 외상을 입었을 때 그 말단부가 불에 타는 듯한 고통에 휩싸이는 통증인데, 인간이 느낄 수 있는 가장 심한 고통이다. 예수의 발도 겹쳐진 채 십자가에 못 박혔고, 이 때문에 예수는 양손과 발의 주요 신경이 끊기는 고통, 즉 손과 발이 잘리는 듯한 아픔을 느꼈을 것이다.


의학자들은 십자가에 달린 예수가 호흡곤란 탓에 더 극심한 고통을 느꼈을 것으로 본다. 못이 박혀 쭉 뻗은 팔과 어깨를 끌어내리는 몸무게는 숨을 내쉬기 어렵게 만들었고, 예수는 숨을 쉬기 위해 발을 밀어 올리고 팔꿈치를 구부리면서 몸을 위로 끌어올려야 했고 이런 동작은 못 박힌 발에 몸무게 전체를 싣게 되므로 심한 고통을 가져온다. 더욱이 팔꿈치를 구부리는 동작은 못 박힌 손목을 찢어지게 하므로 고통이 가중된다. 결과적으로 예수는 숨을 쉴 때마다 극심한 고통을 경험했으리라는 것이 의학자들의 설명이다.


예수의 십자가 사건이 나의 사건 되길

예수 그리스도는 인간 육체로 견딜 수 없는 이 모든 고통을 인간을 향한 사랑으로 견뎌 냈다. 자신이 이런 고통을 당하지 않으면 인간이 지옥에서 영원히 고통당할 것을 알기에 “아버지여, 저들의 죄를 사하여 주옵소서! 저들은 자기들이 하는 것을 알지 못하나이다”라고 기도하며 견뎌 낸 것이다(눅23:34).


우리 교회에서는 고난주간마다 성회를 연다. 교회에는 다니지만 십자가 사건을 머리로만 알 뿐 ‘나’와 상관없는 역사로 아는 이들에게, ‘나의 사건’, ‘내가 죽인 예수’를 깨닫게 하고자 성령께서는 교회의 감독자로 세운 담임목사를 통해 ‘예수께서 2000년 전 골고다 언덕에서 십자가에 못 박힌 것보다, 채찍에 맞은 것보다, 뺨 맞고 침 뱉음당하고 모욕당한 것보다 수제자 베드로가 예수를 모른다고 세 번이나 저주하고 부인한 것이, 그리고 자신이 체포되자마자 뿔뿔이 흩어져 도망간 제자들의 배신이 더 아팠다’고 말한다.


제자들이 배신할 줄 뻔히 알고도 사랑하되 끝까지 사랑하신 예수님, 그 예수 그리스도의 영이 주의 사자를 통하여, 성령의 감화 감동으로 2000년 전이나 지금이나 동일하게 주님 심정을 전해 주신다. 성령 받은 성도들도 성령이 감화하시고 듣게 하심에 따라 예수께서 십자가에 달리신 그 자리에 서게 될 것이다. 예수를 죽인 이가 바로 나임을 깨달을 때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사건의 현장에서 예수를 내 구주로 만나는 것이다.


고난주간은 예수 몰라 지옥 가는 수많은 이웃에게 복음을 전해야 할 사명도 더욱 강조한다. 우리 주님은 부활하셔서 승리하셨고, 우리를 위해 죽으심으로 우리를 향한 사랑을 확증하셨고, 사망 권세 이기고 우리를 사망에서 건지셨다. 그러므로 이 사실을 우리만 알고 가만히 있을 수 없다. 예수의 십자가 피의 공로가 헛되지 않도록 우리 성도들이 복음 전도에 더욱 힘쓸 구령의 열정을 소유하기를 소망한다.



위 글은 교회신문 <793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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