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주를 여는 시] 내가 산다는 것은
시인 최화철

등록날짜 [ 2026-10-01 14:32:57 ]

내가 산다는 것은


내가 산다는 것은

다른 누군가의 희생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한 톨의 쌀알 속에도

농부의 이마를 타고

흐르는 땀이 숨어 있다

한 알의 씨앗도

떨어져서

썩어지지 않으면

풍성한 열매를 기대할 수 없다


내가 산다는 것은

다른 누군가의 죽음이 있기 때문이다

가시관에 찔리고

십자가에 달려서

묵묵히 걸어간 분이 있기에

하늘 문도 활짝 열렸다.

이른 봄 앙상한 가지마다

파릇한 싹이 올라오는 것도

싸늘한 가을에 뒹구는

낙엽이 있기 때문이다


- 시인 최화철


위 글은 교회신문 <968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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